'토양 살리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10.28 :: 흙속에 사는 삼형제 - 도표를 잘 보세요.
  2. 2015.10.26 :: 나는 흙을 얼마나 알고 있나?
토양 살리기 2015. 10. 28. 08:26

흙 속에는 삼 형제가 살고 있다. 이름이 고상, 액상, 기상으로 '상'자 돌림이다.

고상()이란 딱딱한 것, 말하자면 바위가 부스러져 생긴 무기물, 풀과 나뭇잎이 죽어서 된 유기물 등이다. 고상은 흙 부피의 반을 차지하고 있어서 삼 형제 중의 맏형인 셈이다.

고상은 흙의 몸체다. 흙덩이의 반이 틈새라면 놀라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다. 고상과 고상 사이에는 틈이 있다. 없는 것처럼 보여도 틈은 흙알갱이 부피와 비슷하다. 그 틈새를 물과 공기가 점령한다. 물을 액상()이라 하고, 공기를 기상()이라 한다. 고상, 액상, 기상을 삼상()이라 한다.

경기도 오산에서 23년간 오이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가는 객토를 했다. 하우스 안 오이들은 키를 넘게 자라고 있는데 유독 한 복판 오이만 가슴에도 못 미친다. 똑같은 흙으로 객토했는데 왜 그 곳만 크지 않았을까? 자세히 관찰하고 나서 주인은 무릎을 쳤다. 점적호스에서 방울방울 떨어지는 물이 안 크는 부분에 모여든 것이다. 오이가 안 큰 이유는 삼 형제가 재산싸움을 한 탓이다. 즉 삼상의 균형이 깨진 것이다. 맏형인 고상은 그대로 있는데 동생인 액상이 기상의 재산을 많이 차지해 기상의 몫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삼상의 비율은 수시로 변한다. 비가 오면 액상이 늘어나고 기상은 줄어든다. 반대로 가물면 기상은 늘어나고 액상은 줄어든다. 경운을 해주면 고상은 줄어들고 기상과 액상이 차지하는 자리는 늘어난다. 틈새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보통 흙의 고상, 공기, 물의 비율

땅 속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고상이 높아진다. 액상이 많아지면, 즉 물이 많아지면 작물이 잘 안 크는 것은 뿌리가 숨이 막히기 때문이다. 오이가 못 큰 이유는 뿌리가 질식한 채 있기 때문이다. 뿌리는 양분과 수분을 먹는 입이다. 또 숨을 쉬는 코 역할도 한다. 우리가 물 속에서 숨쉬지 못하는 것처럼 뿌리도 물 속에서는 숨을 쉬지 못한다(물풀같이 예외가 있긴 하지만). 배수가 나쁘면 잎이 떨어지고 심하면 죽어버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뿌리가 하는 5가지 일
입이 된다

양분과 수분을 빨아들인다.

배설기관이 된다

항문같이 노폐물을 배설한다.

코가 된다

산소를 빨아들인다.

다리가 된다

뿌리가 없으면 식물도 서 있지 못한다.

창고가 된다

양분을 저장한다.

퇴비를 많이 주면 작물이 잘 큰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퇴비가 영양제라는 이유도 있지만 흙을 푸슬푸슬하게 만들어준다는 데 더 큰 이유가 있다. 고상이 줄어들고 기상이 많아져 뿌리가 숨을 잘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유기물이 많을수록 흙이 푸슬푸슬해져 고상의 비율이 떨어진다. 그래서 유기물이 많은 흙에서는 공기가 많고 산소가 많아서 작물이 잘 자란다.

부피로 따질 때 고상은 대체로 50% 정도, 기상은 20~30%, 액상도 20~30% 정도이지만 기상과 액상은 각각 평균 25%로 보면 된다. 논은 고상과 액상이 각각 50%이고 기상은 거의 없다. 그래도 벼 뿌리는 물 속에 녹아 있는 산소를 먹을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나는 흙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흙을 알아야 농사가 산다, 저자-이완주, 초판 2002., 11쇄 2011., 도서출판 들녘)

 

이완주 박사님은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을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네덜란드 와게닝겐 국립농과대학교에서 석사박위을 받았다. 그 동안 서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중앙대학교 등에서 토양비료 분야를 가르쳤고, '그린음악농법'을 창안하기도 했다.

농촌진흥청 산하 '잠사곤충부' 부장을 역임했다. 퇴임후 세계식량기구 FAO와 한국국제협력단 KOICA 자문관으로 르완다와 튀니지에서 기술지도에 나섰다. 2004년 〈한국수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하였으며, '라이스 워'의 모태가 된 '얘들아, 이제 괴타리를 풀어놓자꾸나'로 2008년 제1회 조선일보 논픽션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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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공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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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 살리기 2015. 10. 26. 15:33

별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밤마다 하늘을 보고 별만을 사랑하는 것이 그의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그는 길을 가면서도 별을 보곤 했다. 그날도 그는 즐거운 저녁식사 후 밤하늘을 보며 걷다 그만 허방을 딛고는 코를 깨고 발목을 삐고 말았다.

사람들은 땅을 딛고 살면서 흙에서 나는 많은 것을 이용하며 산다. 농사짓는 사람은 더더구나 그렇다. 흙을 떠나서 농사를 짓는 농부는 한 사람도 없다. 또한 어느 누구라도 자신이 흙을 모른 채 농사를 짓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우리는 흙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산다.




다음 문제를 풀어보고 자신이 흙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판단해보자.

1. 흙의 원료는 바위다.
① 맞다 ② 틀리다

2. 흙은 물, 공기, 흙알갱이, 유기물 등 4가지로 되어 있다.
① 맞다 ② 틀리다

3. 토성()이란 흙이 산성이냐 아니냐를 뜻하는 것이다.
① 맞다 ② 틀리다

4. 흙은 남자, 즉 양성(+)이다.
① 맞다 ② 틀리다 ③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5. 봄에 채소를 빨리 키우려면 찰흙땅이 좋다.
① 맞다 ② 틀리다

6. 수량은 모래땅이 찰흙땅보다 대체로 많다.
① 맞다 ② 틀리다

7. 흙 속에 틈새가 많으면 작물에 해롭다.
① 맞다 ② 틀리다

8. 토심이 깊으면 비료의 손실이 크다.
① 맞다 ② 틀리다

9. 흙 속에 물이 있어도 식물은 시든다.
① 맞다 ② 틀리다

10. 흙 빛깔이 검으면 반드시 땅이 걸다.
① 맞다 ② 틀리다

11. 식물도 동물처럼 배설한다.
① 맞다 ② 틀리다

12. 산도 7.5는 산성이다.
① 맞다 ② 틀리다

13. 흙은 가만히 두어도 산성으로 된다.
① 맞다 ② 틀리다 ③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14. 작물이 비료를 빨아먹듯이 흙도 비료를 빨아먹는다.
① 맞다 ② 틀리다

15. 흙 속에도 질소비료 공장이 있다.
① 맞다 ② 틀리다 ③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16. 흙 속에도 인산비료 공장이 있다.
① 맞다 ② 틀리다 ③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17. 생볏짚을 넣으면 작물을 죽일 수도 있다.
① 맞다 ② 틀리다

18. 질소비료는 날개를 달고 공중으로 도망간다.
① 맞다 ② 틀리다

19. 빗물 속에는 양분이 없다.
① 맞다 ② 틀리다

20. 비료를 많이 주면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① 맞다 ② 틀리다

 


[정답]

번호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정답

위 문제 중 정답을 5개도 못 맞추면 토양비료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고, 5~9개를 맞추면 보통 실력이며, 10~15개를 맞추면 상당한 실력이고, 16개 이상을 맞추면 흙에 대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흙을 수십 년 주물러온 농민들은 각자의 경험이 많겠지만, 흙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정도는 의외로 빈약하다. 학교에서 너무 어렵게 배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잡지나 책자를 보면 흙과 비료를 설명하는 글이 대체로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앞의 문제에 대한 답과 설명은 다음과 같다.

1. 맞다. 바위가 부서져서 생긴 것이 흙이니까 흙의 원료는 바위다.

2. 맞다. 바위가 풍화되어 흙이 되는 사이에 공기와 물이 들어가고 흙에서 살던 풀이 죽어 흙 속으로 들어가므로 흙은 물, 공기, 흙알갱이, 유기물로 된다.

3. 틀리다. 토성()이란 말은 흙이 얼마나 고우냐 거치냐를 뜻하는 말이다. 즉 모래땅이냐 찰흙땅이냐를 구분하는 말이다. 산성이냐 중성이냐를 따지는 것은 '토양의 반응'이라 한다.

"우리 흙은 토성이 모래땅이라 유기물을 많이 주어야 한다"고 하거나 "우리 흙은 반응이 산성이라 석회를 주어야 한다"고 해야 맞는 말이다.

4. 틀리다. 흙은 여자다. 전기적으로 음성(-)을 띠고 있다. 물론 양성(+)도 있지만 음성(-)보다 훨씬 약하다. 음성이기 때문에 양성인 양분이 흙에 붙을 수 있다.

5. 틀리다. 흙의 온도를 좌우하는 것은 물이다. 물이 많으면 흙 온도가 잘 올라가지 못하지만 공기가 많으면 잘 올라간다. 물 1g을 덥히는 열로 공기는 3,300g을 덥힐 수 있다. 모래흙은 공기가 많고 찰흙은 물이 많다. 그래서 모래흙은 온도가 잘 올라가 흙이 쉽게 따뜻해져 뿌리의 활동이 활발해져 작물도 잘 큰다. 따라서 봄에 다른 사람보다 채소나 딸기를 더 빨리 내려면 모래땅에 농사를 짓거나 배수를 잘 해야 한다. 그러나 반대로 가을에 늦게까지 농사를 지으려면 물이 있는 편이 흙 온도를 덜 떨어지게 한다. 물은 천천히 식기 때문이다.

6. 틀리다. 일반적으로 수량이 많은 토성은 모래참흙이거나 참흙이지만 모래흙보다는 찰흙에서 많다. 찰흙은 여자의 성질(-)이 모래흙보다 20배나 강하다. 때문에 남자 성질(+)이 있는 비료 손실이 모래흙보다 적다. 물을 지니는 성질도 강해서 모래흙보다 축축하다. 모래흙에서는 공기가 잘 통해서 미생물의 활동이 활발하다. 때문에 모래흙에서 유기물은 분해가 잘 되어 유기물이 적다. 즉 비옥도가 낮다. 그렇지만 모래흙에 가축분뇨와 같은 유기물을 많이 주면 유기물이 갖는 찰흙 성질에다 모래흙이 갖는 좋은 물리성이 맞아떨어져 수량을 많이 올릴 수 있다.

7. 틀리다. 흙 속에 공간이 많으면 산소가 많아 뿌리가 숨쉬기도 좋고 물도 많이 간직할 수 있어 좋다. 흙이 성글면 뿌리가 뻗는 데 힘을 덜 들이고 잘 뻗을 수 있다.

흙 속의 공기는 밖의 공기와 달리 산소의 양은 약간 적어지는 반면 이산화탄소(CO2)는 10~100배나 더 높다. 흙 속에 공간이 적으면 이산화탄소가 밖으로 나가지 못해 뿌리는 숨이 차다. 그래서 일정한 기간에 한번씩 경운을 해준다.

8. 틀리다. 토심은 뿌리가 뻗을 수 있는 부드러운 흙의 깊이를 말한다. 자갈이나 모래 층, 찰흙 층이 표토에 가까이 있을수록 토심은 얕다. 이런 땅에서는 뿌리가 깊이 뻗지 못한다. 그러나 비료는 물에 녹아 깊은 곳으로 내려간다. 뿌리가 뻗지 못하는 깊이까지 내려간 비료는 쓸모가 없다. 이와 반대로 토심이 깊으면 뿌리가 깊게 뻗고 깊이 내려간 비료도 다 빨아들일 수 있다. 깊이갈이로 토심을 깊게 해주면 뿌리도 깊이 뻗을 수 있고 따라서 비료의 손실도 적다.

9. 맞다. 옷을 물에 담갔다 꺼내면 물이 마구 떨어진다. 한참 떨어지면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물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옷을 빙빙 돌리면 다시 물이 떨어진다. 그러나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물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세탁기에 탈수하면 다시 물이 나온다. 계속 돌리면 물은 더 안 나온다. 그렇다고 물기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축축하다. 햇빛에 널어 말려야 입을 수 있을 만큼 마른다. 그래도 아직 수분은 옷 속에 남아 있다.

흙에 붙은 물도 마찬가지다. 물이 많으면 흙에 약하게 붙어 있지만 적어지면서 강하게 붙어 있는 것만 남게 된다. 흙과 물이 너무 강하게 붙어 있으면 뿌리는 이것을 뺏어 쓰지 못하고 말라버리고 만다. 그래서 꽃은 시들고 만다. 물이 있어도 이렇게 강하게 붙어 있는 것만 남아 있으면 뿌리는 물을 빨아먹는 데 에너지를 많이 소비해서 잘 크지 못한다. 이런 현상을 '수분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반대로 물이 너무 많으면 뿌리가 질식해버린다. 또 필요 이상의 물이 많으면 지하로 스며들면서 비료를 씻어내려 버려 손실이 많다. 물을 적당히 주는 사람이 지혜로운 농민이다.

10. 맞다. 흙빛이 검다는 것은 유기물이 많다는 것이고 유기물이 많으면 수량이 많다. 물론 화산회토처럼 색깔은 검어도 쓸모 없는 유기물이 많은 경우가 있기는 하다. 미국의 곡창지대에서는 바람이 불면 검은 흙이 날아와 콧등에 달라붙는다.

11. 맞다. 식물도 사람처럼 양분을 빨아먹는 만큼 뿌리로 배설한다. 문제는 배설물이 흙을 산성으로 만든다는 점이다. 산성에서 붉게 변하는 지시약을 뿌리 근처 흙에 바르면 뿌리를 따라 붉은색으로 물든다.

12. 틀리다. pH 7.0은 중성이고, 이보다 낮으면 산성이며 높으면 알칼리성이다. 따라서 산도 7.5는 알칼리성이다.

13. 맞다. 산성으로 만드는 주범은 수소이온(H+)인데, 빗물 속에는 많은 양의 수소이온이 들어 있다. 수소이온은 힘이 매우 세 흙알갱이에 붙어 있는 다른 양분을 쫓아내고 들어가서 산성으로 만들고 만다. 뿌리는 뿌리대로 산성 물질을 배설하고 빗물은 빗물대로 수소이온을 흙 속에 공급하므로 흙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산성이 된다. 그렇다고 마냥 강산성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가 되면 산도가 잘 내려가지 않는다.

14. 맞다. 비료가 흙알갱이에 붙어서 잘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고정이라 한다. 특히 흙이 산성일 때 인산비료의 고정이 많이 일어난다. 흙이 산성이면 철분과 알루미늄이 많이 녹아 나오는데 이것들은 남자(+)이다. 이와 반대로 인산비료는 여자(-)이다. 이들이 한번 들러붙으면 좀처럼 이혼하는 법이 없다. 인산질은 중성일 때에 비해 산성 땅에서 효과가 50% 이하로 떨어진다. 그래서 값싼 석회비료로 산성을 교정하면 비싼 화학비료를 적게 줄 수 있어 경제적이다.

15. 맞다. 인산비료나 칼리비료 원료는 모두 광석이지만 질소비료 원료는 공기다. 공기의 80%가 질소이기 때문이다. 공기 중에 이렇게 많아도 식물이 바로 쓸 수는 없다. 그러나 콩은 쓸 줄 안다. 뿌리에 붙어사는 뿌리혹박테리아가 공기 중의 질소를 잡아 비료로 만들어준다.

이것말고 흙 속에서 저 혼자 살면서 질소비료를 만드는 세균도 있다. 아조토박터나 라이조비움이라는 세균이다. 따라서 흙 속에는 질소비료 공장이 있는 셈이다. 이 세균들의 먹이는 유기물이기 때문에 흙 속에 유기물이 많으면 질소비료를 많이 만들어주고 적으면 적게 만들어준다.

16. 맞다. 곰팡이균 중에는 뿌리에 붙어서 마치 뿌리 모양의 실(균사)을 내는 근균근(마이코라이제)이라는 균이 있다. 이 균사는 뿌리 노릇을 한다. 물을 빨아들이고 특히 흙 속에 잘 녹지 않는 꼴로 있는 인산, 아연, 구리 등을 녹여 뿌리에 준다. 폐자원을 재활용하는 공장이나 다를 바 없다. 제주한란의 씨는 자연조건에서 이 균이 없으면 텄던 싹도 죽어버리고 만다. 이 미생물은 거의 어느 식물에나 붙어 살고 있다.

17. 맞다. 생볏짚을 땅에 주면 미생물이 달려든다. 볏짚은 미생물의 밥이다. 흙 속에 사는 미생물은 탄소(C)와 질소(N)가 밥이다. 볏짚에는 탄소는 충분한데 질소는 부족하다. 미생물은 흙에 있는 질소를 빼앗는다. 때문에 식물과 미생물은 질소를 놓고 전쟁을 치르는데 지는 쪽은 언제나 식물이다. 그 결과 잎새는 질소 부족으로 누렇게 변하고 심하면 낙엽이 진다. 물론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볏짚이 다 썩고 먹이가 없어 미생물도 죽어야 질소가 나온다. 그때까지 식물은 홍역을 치른다. 그래서 생볏짚이나 왕겨 같은 것을 줄 때는 질소비료를 덤으로 주어야 한다.

18. 맞다. 질소비료의 고향은 공중이다. 비료를 잘못 주면 고향으로 날아가 버린다. 석회비료와 질소비료를 함께 주면 석회비료는 질소비료에 날개를 달아준다. 질소비료 주기 2주일 전에 미리 석회를 주어 산도를 교정하면 질소가 공중으로 날아가지 못한다.

19. 틀리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시들시들 말라가던 화초를 밖에 내다가 비를 맞게 하면 잎이 제 색깔을 찾고 생기가 돋아난다. 빗물에는 질산태 질소(NO3-N)가 미량이나마 들어 있다. 번개가 칠 때 공기 중에 있는 질소가스가 빗방울 속에 녹아 들어간 것이다. 빗물은 참 고맙기도 하다.

20. 맞다. 우리는 비료를 너무 많이 주고 있다. 인산이나 칼리가 흙 속에 너무 많이 들어 있어 염류장해로 농사를 망친다. 더 큰 문제는 해로운 물질들이 우리 몸 속으로 들어온다는 사실이다. 질산태 질소가 그것인데 여자(-)인 이 성분은 흙에 붙지 않고 지하수로 내려가 먹는 물을 오염시킨다.

질산염은 우리 몸 속에서 헤모글로빈과 붙어 산소 운반을 할 수 없게 한다. 그리고 암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래서 네덜란드 같은 나라에서는 채소에 질산염이 많으면 퇴비장에 버린다. 또 선진국에서는 지하수를 오염시키지 않도록 흙을 분석해서 질소 시비량을 정해주고 있다. 어느 면으로 보나 비료를 지나치게 많이 주어 이로울 것은 없다.

 

[네이버 지식백과] 나는 흙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흙을 알아야 농사가 산다, 저자-이완주, 초판 2002., 11쇄 2011., 도서출판 들녘)

 

이완주 박사님은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을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네덜란드 와게닝겐 국립농과대학교에서 석사박위을 받았다. 그 동안 서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중앙대학교 등에서 토양비료 분야를 가르쳤고, '그린음악농법'을 창안하기도 했다.

농촌진흥청 산하 '잠사곤충부' 부장을 역임했다. 퇴임후 세계식량기구 FAO와 한국국제협력단 KOICA 자문관으로 르완다와 튀니지에서 기술지도에 나섰다. 2004년 〈한국수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하였으며, '라이스 워'의 모태가 된 '얘들아, 이제 괴타리를 풀어놓자꾸나'로 2008년 제1회 조선일보 논픽션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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